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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은행, "CBDC 발행 필요없다"…각국 온도차

    • 토큰포스트 기자
    • |
    • 입력 2019-10-11 12:04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두고 각국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통신사 타스(TASS)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피노폴리스 혁신 금융기술 포럼에 참석해 국가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엘비라 나비울리나(Elvira Nabiullina)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러시아 중앙은행은 CBDC에 대해 연구해왔지만 국영 암호화폐를 발행할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결론내렸다"면서 "기존 전자 결제와 비교해 CBDC 발행이 실제로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CBDC 발행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9월 스위스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FRB가 디지털 자산과 CBDC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발행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부 하원 의원들은 연준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제롬 파월 의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 40여 개국이 디지털화폐를 개발했거나 시도 중"이라며 "디지털화폐의 광범위한 채택으로 미국 달러의 주도적인 지위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온적인 태도의 러시아, 미국과 달리 중국은 CBDC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CBDC를 연구 개발해왔으며, 발행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이 발행할 CBDC는 이중구조로, 인민은행이 상업은행과 연결해 CBDC를 발행하고, 이를 기업과 개인에게 유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CBDC를 연구하고 개발할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 인사부서가 발표한 2020년 채용공고에 따르면,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연구소는 내년 6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CBDC를 포함한 디지털화폐, 지급 결제 등에 관한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지난 2015년 디지털화폐 발행을 중요 연구과제로 선정하고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CBDC의 금융 안정성과 위험 요인을 다룬 보고서를 발표하고, 범위에 따른 세 가지 CBDC 모델을 소개하는 등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 8월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연설에서 중앙은행들이 협력해 달러에 대항할 가상의 기축통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발행하는 디지털통화로 뒷받침되는 암호화폐를 통해 달러에 대한 세계 경제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CBDC 연구에 최근 착수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스위스 증권거래소 SIX와 함께 CBDC를 통한 자산 거래, 스위스 은행 간 청산 시스템 연결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CBDC가 금융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CBDC 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결론내렸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CBDC 발행을 추진 중인 일부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발행유인(현금이용 축소에 대응, 금융포용 제고)이 크지 않은 점, CBDC 도입에 따른 사회적 수용성 및 비용, 거래의 안전성 검증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큰포스트 | [email protected]

토큰포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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