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2020년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업계 8대 주요 뉴스를 선정했다.
선정된 주요 이슈로는 △최근 2천만 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비트코인 시세, △각국의 CBDC 정책 변화, △페이팔의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시작, △모바일 DID 서비스 도입, △특금법 개정안 통과 등이 포함됐다.
▲ 비트코인, 약 3년 만에 2천만 원 돌파
업비트는 최근 디지털 자산 투자 열풍을 부르고 있는 '비트코인 2천만원 돌파 소식'을 가장 먼저 꼽았다. 비트코인이 2천만 원을 넘긴 것은 2017년 12월 이후 약 3년만의 일이다. 올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업비트에서 11월 18일 오후 1시 30분경 2천만 원을 넘긴데 이어, 이달 들어 2천600만원 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양적완화에 따른 기존 안전자산의 불투명성 증가, 디지털 자산 기관투자자 유입 증가, 미국 중심 디지털 자산 친화적인 환경 조성, 페이팔 이슈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세계 각국 중앙은행 CBDC 도입 발표
두번째로는 '세계 각국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 발표'가 선정됐다. 그간 CBDC 도입에 의견이 갈리던 각국 정부들이 CBDC 도입으로 방향 선회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홍규 언체인 대표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0'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현금 사용 환경이 축소되고 비대면, 비접촉 결제가 확대됨에 따라 각국이 CBDC 도입을 전향적으로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10월 바하마가 세계 최초로 CBDC를 발행한 데 이어, 디지털 유로 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유럽, 범용 CBDC 실험 수행 계획을 발표한 일본 등 세계 각국이 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과 스웨덴은 이미 디지털 화폐 도입 테스트를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한국은행 역시 CBDC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으며, 실험 유통 시스템 구축을 기획하고 있다.
▲ 페이팔,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시작
'페이팔의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 계획 공개'가 올해의 세번째 뉴스로 꼽혔다. 3억 5천만 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간편결제 사업자 페이팔은 페이팔 지갑에 디지털 자산 사고팔기 기능 추가, 온라인 가맹점 내 디지털 자산 결제 지원을 발표했다. 미국 페이팔 이용자들은 페이팔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라이트코인 등을 거래하거나, 2천600만 개에 달하는 페이팔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추후 서비스가 3억 5천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페이팔 회원에 확대될 뿐 아니라, 2천600만 개 이상의 페이팔 가맹점 사용을 지원하는 만큼 디지털 자산 결제 일상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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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DID(탈중앙화신원증명) 서비스 도입
'상용화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모바일 DID 서비스'도 2020년 주요 이슈로 빼놓을 수 없다. 중앙기관 없이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는 DID 인증은 기관이 아닌 자신의 기기에 직접 저장하고, 인증이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신원을 증명할 수 있다.
2020년 DID 서비스는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그 영역을 빠르게 확장했다. 정부는 모바일 공무원증을 시작으로, 장애인 복지카드, 운전면허증 등으로 확대 방침을 발표했고, 부산광역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모바일 DID를 도입했다.
기업 역시 DID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하며 상용화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람다256은 야놀자에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기반으로 운영되는 '루니버스 DID'를 공급, 세계 160개국 2만 5천여 호텔이 활용 중인 야놀자 호텔 관리 솔루션에 적용하기로 했다.
▲ DeFi(탈중앙화금융) 시장 고속 성장
'디파이(DeFi) 시장은 반년 만에 10배 넘게 성장'하며 2020년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디파이(DeFi)는 정부, 은행, 증권사 등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예금, 대출, 결제, 투자 등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이다. 중개인이 없어 거래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다양한 포트폴리오 투자 상품에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유주용 DXM 최고 전략 책임자는 UDC 2020 강연에서 "아직 규모는 작지만 디파이는 지난 6월부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기존 금융 산업에서 제공되던 것들이 활용되면서 앞으로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특금법 개정안 통과
2020년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분야에 가장 큰 제도적 변화인 '특금법 개정안 통과'도 주요 뉴스로 선정됐다.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들에게 자금세탁방지(AML) 등 의무를 부여하고, 의무를 준수하는 사업자에 한해 신고 후 영업하도록 명문화했다. 가상자산사업자 세부 요건과 의무는 11월 2일 발표한 시행령에서 규정했다.
두나무의 임지훈 전략담당이사는 UDC 2020 패널토론에서 특금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디지털 자산 사업자가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기재되면서 산업을 조금 더 투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내년 3월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인 트래를 룰(Travel Rule) 등의 선제적 적용을 위한 시장의 움직임 또한 보이고 있다. '람다256'은 기업들의 트래블 룰 준수를 돕기 위해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 솔루션을 제공, 분산 프로토콜을 통해 가상자산의 실시간 송·수신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 디지털 자산 과세 방침과 적용 시점 유예
'디지털 자산 투자 수익금에 대한 과세 방안 발표'도 2020년 주요 뉴스에 포함됐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 디지털 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는 방안을 내년 10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가, 3개월 유예해 2022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기타소득은 1년 단위로 통산, 20% 세율로 분리과세하며 연간 250만 원 이상 올린 수익에 대해 과세한다. 만약 1년 동안 디지털 자산 투자로 수익을 1,000만 원을 거뒀다면, 2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750만 원에 대해 20% 세율에 해당하는 150만 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임지훈 두나무 이사는 디지털 자산 과세 인프라 구축에 대해 UDC 2020 패널토론에서 "디지털 자산을 샀다 팔았다를 여러 번 반복하는데, 예전에 산 가상자산부터 순차적으로 양도할 때 그 취득가액을 매칭해서 과세소득을 계산해야 하니 시스템적이 굉장히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스템 구축을 해야 될지에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기존 은행들의 디지털 자산 사업 진출
'기존 은행들의 디지털 자산 사업 진출'이 마지막 주요 이슈로 꼽혔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함께 합작법인 '한국디지털애셋(KODA)'을 만들고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나섰다. 국내 은행이 디지털 자산 사업을 공식화한 것은 KB국민은행이 처음이다.
다른 은행들도 블록체인 솔루션, 커스터디 서비스를 준비하며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업 헥슬란트와 컨소시엄을 구축했고, 신한은행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 코빗과 커스터디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은행들도 특금법 개정안에 근거해 정해진 요건을 갖추면 디지털 자산 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 만큼 디지털 자산 및 커스터디 서비스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업비트는 “굵직한 8대 뉴스 외에도 여러 뉴스가 많았지만 업계와 일상 생활에 반영될 만한 내용으로 8대 뉴스를 꼽아 보았다“며 “여러 요건을 감안할 때, 2021년은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업계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