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내년 10월로 예정된 암호화폐 과세 시기를 2022년 1월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적어도 2022년 1월 1일 이후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안보다 과세 시기를 최소 3개월 이상 미뤄야 한다는 내용이다.
내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으로 인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위한 일정을 고려할 때, 기존 10월 1일로 예정된 암호화폐 과세는 무리가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로 발생한 250만원 초과분의 수익에 대해 20%의 소득세를 과세하는 세법개정안을 제출했다. 시행 시기는 내년 10월 1일로 명시했다.
이를 두고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과세 시행에 따른, 과세 인프라를 구축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내년 3월 특금법이 시행됨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내년 9월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함께 실명확인계정을 발급받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마쳐야 한다.
이후 FIU가 가상자산사업자들의 신고를 수리하게 되고, 신고가 수리된 후에야 거래소들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권한이 생긴다. 따라서 당장 10월부터 과세 자료를 수집하기에는 일정에 무리가 따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각 거래소별로 모든 이용자를 거주자·비거주자로 구분하고, 개인별·기간단위별 거래 내역 데이터를 과세 자료 형태로 산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특금법 시행으로 현재로선 사업 존속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특금법 사업자 신고와 과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를 동시에 하기에는 업계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회원사로 자리잡고 있는 한국블록체인협회도 이같은 내용의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협회는 2023년 1월로 암호화폐 과세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특금법 시행으로 현재로선 사업 존속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특금법 사업자 신고를 위한 절차와 과세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준비하기에는 업계 부담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들이 내년 3월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사업 존속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과세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아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소한의 합리적인 준비 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기재위 산하 조세소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 중 구체적인 과세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