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익명성 기반 암호화폐 지캐시(Zcash)의 개발사가 회사를 비영리 단체로 전환할 방침이다.
12일(현지시간) 지캐시의 개발사인 일렉트릭코인컴퍼니(ECC)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부트스트랩(Bootstrap)'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ECC의 주주 대부분은 새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 '부트스트랩'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기부하기로 합의했다.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ECC는 "대다수 투자자와 주주들은 모든 사람에게 경제적 자유를 부여하겠다는 공동의 사명을 지지하기 위해 회사의 모든 지분을 관대하게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부가 결정된 후에도 현재 ECC의 운영 체제는 부트스트랩에서도 유지될 전망이다. 부트스트랩에 대한 ECC 기부가 이뤄지는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11월로 예정된 지캐시 네트워크의 캐노피(Canopy) 업그레이드 시점 부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CC의 이번 비영리 단체로의 이행 결정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트래블룰 등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각국의 규제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캐시는 모네로(XMR), 대시(DASH)와 함께 익명성 강화를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지식증명 기술을 사용해 거래자 및 거래 금액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해, 거래 추적을 어렵게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 때문에 다크웹(일반적인 경로로 접속할 수 없는 인터넷)에서는 거래 수단으로 비트코인과 함께 지캐시, 모네로 등 프라이버시 코인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에 각국 규제당국은 자금세탁, 마약 거래 등 불법 거래에 프라이버시 코인이 악용될 수 있다며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로폴은 최근 발표한 인터넷 범죄 보고서를 통해 지캐시, 모네로, 대시 등 익명성 기반 프라이버시 코인을 '최고 위협' 항목으로 분류했다. 미 국세청도 프라이버시 코인을 추적하고, 통제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민간 보안 기업을 선정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규제당국의 규제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일부 제도권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지캐시 등 프라이버시 코인의 상장을 폐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캐시를 비롯해 모네로와 대시 등 프라이버시 코인을 상장 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