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시스템 과제 추진과 관련해 기존 공인중개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 연구 차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개인없는 거래시스템은 블록체인 연구차원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일뿐 공인중개사가 없어지는 것과 관계없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공인중개사 직업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홍 부총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실증연구 일환으로 제시된 것"이라며 "연구차원이지 공인중개사가 없어지는 것과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10대 대표 과제로 내년 8000억원을 투입해 비대면 공공 정보 시스템 구축과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 등 블록체인 활용 실증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 등 19개 분야 블록체인 활용 실증에 예산 133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공인중개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 시스템' 반대 집회를 열었다. 협회는 지난달 23일부터 릴레이 집회를 이어왔다.
공인중개사들은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라는 문구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사기를 막고,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공인중개사에게 전가하고, 일자리 창출을 명목삼아 공인중개사 일자리를 말살하려 한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달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 시스템 반대'에 대한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국가 정책 뒷수습하느라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공인중개사들을 위로하진 못할망정, 시장혼란 책임을 전가시켜 없앤다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이냐"며 "선량한 공인중개사들까지 사회악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해당 청원은 8일 현재 12만 2천명이 참여한 상태다. 청원글이 공개된 시점부터 30일 이내로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