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의료 산업에서 데이터 보호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일(현지시각) 데브프로저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의료시설과 연구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면서, 미 의료 업계는 새로운 데이터 보호 방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미 의료기관들은 1회 이상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503건의 불법 침입이 발생했으며, 1500만 건 이상의 의료 기록이 유출됐다. 지난해에는 이러한 불법 침입 건수가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은 단일 장애 지점이 없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 및 해킹으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복잡한 키(key)를 사용해야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랜섬웨어 같은 불법 침입을 무력화할 수 있으며, 환자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의료계는 이러한 블록체인을 도입해 환자 기록에 대한 의료기관의 안전한 접근을 보장하고 해킹 등 불법 접근을 차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채택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먼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모든 의료시설과 연구기관이 새로운 판독·기록 표준을 사용하는 정보 교환 모델과 분산형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MRI, CT촬영, 게놈 서열 같은 대량의 복잡한 의료 데이터를 단일 트랜잭션으로 처리하는 것도 어려운 기술 과제가 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상의 데이터는 수정되거나 삭제되지 않고 수정·삭제 사실을 추가 기록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산업에 재정적·기술적인 과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의료업계는 다양한 부문에서 블록체인 기술 응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IBM 왓슨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의료기록 데이터 교환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은 바이오메디칼 블록체인 연구센터를 열어 자체 의료 연구 프로그램과 파트너십을 평가하고 있다. 아프리카 의료 연구기관 eMQT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낫적혈구병을 앓고 있는 수천 명의 아프리카인들의 DNA 염기서열 결과를 연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