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한 결제 실험을 진행하고, 기존 결제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미 연준은 13일(현지시간) 공식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결제 시스템 관련 분산원장기술(DLT)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소규모 실험 '푸와이어 프로젝트(FooWire)'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푸와이어 프로젝트는 해당 결제 기술의 잠재력을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소규모 실험"이라며 "기존 시스템이나 준비 중인 시스템의 대안이나 실행가능 후보로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실험에서 연준은 유명한 DLT 플랫폼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사용해 간단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허가형 네트워크인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기업용 솔루션으로 산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연준은 네트워크 참여자가 네트워크 활동을 공동 기록·관리할 수 있는 분산 운영 모델에 관심을 가지고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는 연준, 정부기관, 시중은행 세 개 가상조직이 네트워크에 참여했으며 노드 간 이동 가능한 가상자산이 활용됐다.
이번 실험을 통해 연준은 DLT를 결제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연준 연구팀은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특정 결제 시나리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결제 시스템"이라면서 "플랫폼 및 하드웨어 최적화를 통해 속도와 처리용량을 개선하면, 초당 2만 개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비해 손쉬운 네트워크 구축, 간단한 스마트컨트랙트 작성 등 DLT 기술 구현의 신속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연준은 플랫폼 수정을 통해 특정 활용 사례에 맞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준은 "DLT 결제 시스템은 중개기관 참여를 줄여 기존 시스템이 가진 복잡성과 운영·재무적 비효율성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 "데이터 손실 및 위변조에 취약한 중앙집중 시스템의 단일 실패점을 제거해 네트워크 복원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준은 DLT 기반 결제 시스템의 광범위한 채택을 위해서는 보안 수준, 확장성, 프라이버시 기능에 대한 엄격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앞으로 관련 기술 역량을 연구하고, 기술 활용과 관련 위험 및 취약성을 확인해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라엘 브레이나드 미 연준 이사는 디지털 화폐 관련 내부 연구 사실을 공개하고, 연준이 MIT와 다년 간 가상 디지털 화폐 구축·실험을 진행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유럽 등 여러 중앙은행들이 결제 시스템에서의 DLT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