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이터의 자기주권화와 맞물려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기술 분야에도 탈중앙화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보편화 되어있는 HTTP를 대체할 기술로 IPFS가 떠오르고 있다. 토큰포스트는 3부에 걸쳐 차세대 인터넷의 미래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의 약자로, HTTP 프로토콜을 대체하기 위한 오픈소스 형식의 분산형 P2P 클라우드 프로토콜이다. 대용량 파일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되는 토렌트와 유사한 파일 공유 방식이다. 기존 HTTP가 컨텐츠가 위치한 곳의 주소를 찾아가서 원하는 데이터를 한꺼번에 내려받는다면, IPFS는 전 세계 여러 컴퓨터에 분산 저장돼 있는 컨텐츠를 찾아서 데이터 조각을 가져와 합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IPFS에서는 네트워크 참여자(노드)들이 각각의 하드 디스크에 컨텐츠를 조각으로 저장하고, 이를 식별할 수 있는 해시(Hash)를 기록하게 된다. 해시란 특정 컨텐츠 데이터가 지닌 고유값으로, 파일의 진위 여부 검증에 사용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요청한 파일이 다운로드된 파일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용자가 B라는 컨텐츠를 다운받고자 하면, IPFS는 B컨텐츠의 해시값을 토대로 네트워크 참여자들로부터 파일 조각을 끌어 모으게 된다. 사용자와 가까운 노드를 중심으로 탐색이 이뤄지고 다운로드가 진행된다.
그런데 여기서 B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노드가 무수히 많다면 어떻게 될까? HTTP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컨텐츠 파일이 존재하는 서버에 요청을 하면 서버가 응답해 컨텐츠를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P2P 환경에서는 특성상 참여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요청과 응답에 그만큼 많은 부담이 가해지게 된다. IPFS에서는 이같은 P2P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일종의 매핑 테이블인 분산해시테이블(DHT)라는 시스템을 사용한다.
DHT를 통해 IPFS는 사용자가 컨텐츠를 다운로드 하기 위한 최적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계산해 가까운 노드와 연결해준다. 가까운 곳의 노드에서 데이터를 받아올 수록 전송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또 HTTP처럼 사용자가 컨텐츠의 위치를 직접 찾아서 가는대신 파일이 DHT를 통해 정보를 찾아가게 되므로 URL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
IPFS의 장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먼저, HTTP 구조와 달리 데이터가 유실 위험이 현저히 적어진다. HTTP 구조에서는 특정 페이지 또는 컨텐츠를 중개하는 서버가 운영을 중단하거나 서버에 사고가 발생하면 데이터에 연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해당 서버가 복구되지 않는 이상 데이터의 유실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서버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데이터를 외부로 도난당할 경우, 데이터 손실은 물론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IPFS에서는 데이터 조각을 가지고 있는 특정 노드가 마비된다고 해도 다른 노드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데이터 유실의 위험이 사라진다.
또한 HTTP 구조에서는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한 서버에서 컨텐츠를 가져올 경우 다운로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지만 IPFS 구조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 IPFS는 DHT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가까운 거리에 있는 컨텐츠 데이터를 우선 탐색하고 모으기 때문에 속도 저하 문제가 개선된다. 과거와 달리 고화질 영상 등 대용량 컨텐츠가 늘어나는 인터넷 환경에서 IPFS의 이러한 특징은 더욱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끝으로, IPFS는 중앙화된 파일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콘텐츠와 개인정보 독과점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오늘날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IT공룡 기업들의 개인정보 독과점 문제는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생산하는 수많은 데이터와 컨텐츠를 플랫폼 제공자로서 이용하고 독과점하지만, 정작 사용자에게는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컨텐츠가 중앙화된 사용자에 의해 임의로 차단되기도 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의 주권화 바람을 타고 최근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이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 환경에서는 IPFS가 DID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 자기주권화(Self-Sovereign)를 이뤄낼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서 참여자들은 자신이 데이터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댓가에 따르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IPFS는 참여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다.
그렇다면 IPFS의 필수불가결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다수의 참여자는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3부에서는 대표적 IPFS 기반 프로젝트인 파일코인을 중심으로 차세대 인터넷 기술이 어떻게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려가는지 살펴본다.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