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블록체인 특구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인증·추적 서비스를 넘어 개인간 양방향 거래 서비스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1주년을 맞아 22일 열린 '디지털혁신 컨퍼런스2020' 행사에서 장항배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옴부즈만(중앙대 교수)은 '부산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규제자유특구 옴부즈만은 규제 혁신을 통한 산업의 실험장인 규제자유특구에서 정부와 현장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전문가다. 특구 실증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정부에 전달하는 가교 구실을 수행하고 있다.
이날 장항배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장 교수는 "블록체인이 여러 혁신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모습은 과연 혁신 서비스가 이뤄졌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단점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느라 서비스 모델 개발이 늦춰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단점으로 비가역성으로 인한 개인정보보호 문제, 대용량 처리,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을 지적했다.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중심을 두느라 정작 중요한 서비스 개발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기술에 대한 고도화도 중요하지만 적정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서비스를 개발할 것인지의 문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R&D 사업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R&D 사업과 함께 비 R&D 사업의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오는 3가지 편익으로 인증, 추적, 개인 간 고빈도 양방향 거래를 들었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외에 출시된 서비스 중 간편인증은 34%, 추적관리는 54%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개인 간 고빈도 양방향 거래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산 특구와 관련해서도 인증과 추적 부분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개인간 양방향 거래 부분에서 보다 적극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인증 쪽이 가장 많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기술의 진정한 파워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개인 간 고빈도 양방향 거래"라면서 "부산 특구도 1차 사업 때는 인증과 추적 쪽에 많이 관련돼 있었는데, 2차 사업을 보면 양방향 거래 쪽으로 서비스에 대한 활용 역량이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부산 블록체인 특구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과 함께 개발된 서비스에 대한 홍보와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블록체인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다른 산업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블록체인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을 보게 된다"며 "서비스의 론칭도 중요하지만, 캠페인이나 문화 확산 등의 노력,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같이해야 서비스가 수용성 높은 서비스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블록체인 특구가 주로 공급과 법 제도에서 움직여왔는데 비 ICT기업 등 수요 산업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낮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수요 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 중심의 소통이 아니라 산업 관점에서의 소통·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