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스마트 컨트랙트의 금융포괄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분산원장기술 기반 환경에서 거래의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자동으로 계약 조항이 실행되는 일종의 프로그램 코드를 말한다.
해당 기술은 많은 분야에서 계약 조작 위험을 없애고 계약 실행을 자동화해 처리 작업과 비용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8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 도입이 금융 포괄성을 개선할 수 있는지, 효과적인 도입을 위해 고려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검토했다"고 밝혔다.
은행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가 지수연계보험, 단기 신용대출 같은 금융 서비스의 지원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은행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보험, 공급망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는 포괄성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단기 무담보 신용 대출 서비스에서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프로세스 마찰, 운영·사기·법적 위험성으로 인해 비용이 발생하거나 신뢰 문제로 이용이 어려운 서비스 영역에서 금융 포괄성을 확대할 수 있지만, 신용리스크, 불규칙한 소득, 물리적 거리, 제한적 인식, 금융 이해도 등 금융 서비스 보급을 저해하는 일반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 지수연계보험 적합성·신뢰도 문제 개선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강우지수 보험 같은 지수연계보험은 기초 사건을 데이터로 분명하게 입력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 도입이 적합할 수 있다"며 "상품 적합성, 신뢰도를 비롯한 일부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가 청구 과정의 마찰을 완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투명성 향상, 소비자 통제력 강화, 절차 자동화를 통해 소비자 부담과 불안도 덜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단기 신용대출 분야 개선 효과 미미…자동화 수준 충분
다만 세계은행은 단기 무담보 신용대출에서 스마트 컨트랙트의 금융 포괄성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은행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대출의 각 단계를 효율화할 수 있다"면서도 "신용카드, 모바일 화폐 기반 대출 등 다양한 무담보 신용대출의 신청·승인 업무가 이미 상당 수준 자동화돼 있어 기술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 대출 서비스 비용의 주요인은 신용리스크에 기초한다"면서 "스마트 컨트랙트가 대출자의 신용등급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포괄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의 빈곤 퇴치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1945년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경제기구로 꼽힌다. 은행은 연구용 암호화폐 출시, 이더리움 채권 발행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