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안전 자산과 가치를 연동한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암호화폐의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며 대중 도입 가능성을 높인 스테이블코인이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ATF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특성상 다른 가상자산보다 더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며 "높은 익명성을 제공하며 타 가상자산에 대한 신속한 거래 매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세탁, 테러자금조달 등 자금 출처를 은폐하기 위한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같은 안정 자산이나 증권, 상품 등을 포함한 자산 바스켓에 가치를 연동한 가상 자산이다. 현재 테더(USDT), USD코인(USDC), 팍소스스탠더드코인(PAX) 등이 유통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대기업 페이스북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리브라(Libra)'를 준비 중이다.
FATF는 "아직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가격 안정성으로 인해 기존 가상자산보다 도입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면서 "특히 대형 테크기업, 통신사, 금융사 등이 지원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위험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가 가상자산에 대한 표준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회원국 중 25개 국가(또는 지역)가 표준 도입에 진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FATF는 오는 2021년 6월까지 표준 이행 현황 및 효과를 검토하고, 스테이블코인과 기타 가상자산에 대한 추가 지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총회에서 암호화폐 규제 효과를 끌어 올리기 위한 각국 규제기관의 글로벌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