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중앙은행이 자국 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가능성을 검토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2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가능한 CBDC 모델 네 가지를 제시하면서 각 모델의 특성 및 적합성 등을 설명했다.
특히 중앙은행은 CBDC '이크로나(e-Krona)'가 안정적인 가치 저장·척도 수단, 안전한 결제·청산 수단, 금융 안정성 유지 방안 등으로 역할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검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은 CBDC 모델로 △중개기관 미참여 중앙집중형 모델 △중개기관 참여 중앙집중형 모델 △중개기관 참여 분산형 모델, △합성 이크로나 모델 총 네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중개기관 미참여 중앙화 모델'은 중앙은행이 기존 대형 시중은행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화폐 유통망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해당 모델에서는 중앙은행이 수백만 명의 고객을 직접 지원하게 되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자원 투입이 예상된다. 중앙은행이 소매 결제 서비스 부문과 경쟁하고 간접적으로 시장 독점을 야기하는 등, 결제 시장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중개기관 참여 중앙화 모델'은 중앙은행과 민간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협력을 토대로 하는 기존 금융 인프라와 매우 흡사하다. 해당 모델에서도 중앙은행은 도매 결제 시장에서의 역할을 유지하며 화폐 유통망에 대한 운영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해당 모델은 기존 계좌 또는 토큰을 기반으로 구현될 수 있다. 토큰 기반 모델도 기존의 현금 유통 모델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시킨 것이기 때문에 통화 시스템의 변화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개기관 참여 분산형 모델'은 유통 이크로나에 대한 분산형 데이터베이스라고 볼 수 있다. 유통에 참여하는 모든 중개기관이 고객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를 갖게 된다. 자금세탁방지(AML), 실명인증(KYC), 테러자금조달금지(CTF)에 대한 책임도 중개기관에 있다. 하지만 중개기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중앙은행이 비상 조치를 취하고 결제 서비스를 지탱해야 할 책임을 갖는다.
마지막 CBDC 모델인 합성 이크로나는 기존 시스템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의 역할을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실시간총액결제(RTGS)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기관이 더 많아지고, 시중은행들이 이크로나를 위한 별도의 계좌를 설치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상당한 변화와 비용을 초래하는 다른 모델에 비해, 합성 이크로나는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불필요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경쟁력과 유연성을 충분히 개선하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현금 의존도가 낮은 국가인 스웨덴의 이크로나 연구는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말에는 다국적 경영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Accenture)와 관련 시범사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당시 중앙은행은 "이크로나를 통해 결제가 문자만큼 쉬워질 것"이라면서 "모바일 기기에서 디지털 월렛을 통해 결제, 입출금 등 일상적인 은행 거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