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이 뉴욕 남부지검장으로 지명됐다. 암호화폐 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미국 금융 규제기관의 수장이 3년 만에 교체될 전망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뉴욕 남부지검의 제프리 버먼(Geoffrey Berman) 지검장에 대한 교체 방침을 발표하면서 후임자로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을 지명했다.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클레이튼 위원장은 지난 3년 자본시장 규제를 현대화하기 위해 힘써왔다"며 "투자자 보호, 미국 금융 시장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사이버보안부터 코로나19 팬데믹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왔다"고 평가했다.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은 지난 2017년 5월 2일 상원의회 투표에서 찬성 63표, 반대 37표로 승인을 얻어 그해 5월 4일부터 SEC 위원장에 취임했다. 본래 임기는 2021년까지였다.
SEC 위원장은 암호화폐 ETF, 암호화폐공개(ICO) 등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하는 데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SEC는 ICO 열풍이 불었던 2017년부터 킨(kin), 텔레그램을 비롯한 다수의 ICO에 규제 제동을 걸었다. 아울러 시장 조작 가능성, 시장 규모, 커스터디 문제 등을 이유로 오랫동안 암호화폐 ETF 출시에 반대해왔다.
제이크 체리빈스키 컴파운드 총괄은 "SEC 위원장은 암호화폐 규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미국 규제기관의 수장"이라며 "이번 교체는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이 SEC를 떠난다면 비트코인 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ETF가 출시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의 후임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실제 임명될 때까지 최대 몇 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SEC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암호화폐 산업을 지지해온 헤스터 피어스 위원의 임기도 올해 종료 예정이지만 더 연장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편, 이번에 해임된 버먼 지검장은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에 몸담았던 공화당원으로 2018년 뉴욕 남부지검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잇따른 대통령 측근 수사를 이끌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엣가시로 찍혔던 인물이다.
뉴욕 남부지검은 현재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에 대해선 이미 징역 3년형을 받도록 했다
미국 대통령의 측근 수사에 앞장서온 뉴욕 남부지검장이 해임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는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