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과 콜롬비아 정부가 공공조달 계약의 입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한다.
1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은 콜롬비아 감찰감실, 미주개발은행과 함께 이더리움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용한 개념증명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공공조달 계약 규모는 약 9조5000억 달러(약 1경154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자금 규모가 클뿐 아니라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 간의 빈번한 접촉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정부패의 온상이 돼 전체 자금의 30%가 손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업의 목적은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을 공공조달 계약의 입찰 과정에 접목하는 것이다. 개념증명 솔루션은 올 하반기 콜롬비아 국립대학에 들어가는 물품과 서비스의 실제 조달 과정에서 시범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전자조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도로 공사, 학교 건축 등 공공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해당 플랫폼에 공급업체로 등록하고 입찰을 진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기록으로 투명성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공공조달에 활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사전 공모를 방지하기 위해 암호화 기술을 도입한 플랫폼도 있다.
세계경제포럼 블록체인·디지털화폐 프로젝트 수석인 애슐리 란퀴스트는 "공공조달 시스템 개선을 위한 기술로 블록체인이 언급되는 이유는 공유가능하고 불변하는 기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내용은 정부 관계자라고 할지라도 검열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록체인의 가장 강력한 가치제안은 기록이 삭제되지 않았고, 입찰이 거부되지 않았다는 것을 참여자들이 확신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이더리움 같은 비허가형 블록체인에서 이러한 강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석은 입찰 평가, 여론 수렴 등의 절차를 자동화하고, 타임스태핑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도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는 주요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조달에 투명성을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기업이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콜롬비아 조달 관련 법에 따르면, 공급업체는 익명으로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더리움에서 반복적으로 거래가 진행되면 기업의 주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세계경제포럼은 하이퍼레저비수, 베이스라인 프로토콜 등 허가형 블록체인과 비허가형 블록체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의 사용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