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대출의 원천인 예금을 없애면서 시중은행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FRB) 연구팀은 최근 보고서 'CBDC, 모두를 위한 중앙은행'에서 CBDC가 시중은행의 자금 조달 기능을 약화시키고 통화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펜실베니아 대학, 시카고 대학과 협력해 CBDC 도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특히 중앙은행의 개방이 금융 중개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32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연준은 "디지털 화폐의 도입이 금융 시스템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 즉 '모두에게 열린 중앙은행'의 정당성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소비자가 CBDC를 통해 중앙은행 계좌를 직접 보유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중앙은행은 예금 부문에서 민간 금융 중개기관과 경쟁하고, 대규모 중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소비자가 중앙은행으로 쏠리면서, 중앙은행이 '예금 독점기관'이 될 수 있다"면서 "시중은행의 자금 조달 기능이 약화돼 만기전환(Maturity transformation) 작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만기전환은 예금 등 단기 조달 자금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같은 장기적인 대출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 시중은행은 이러한 방식으로 대부자, 대출자 양측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준은 시중은행의 역할이 CBDC를 통해 수행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는 한편, 중앙은행들이 관련 잠재 비용을 고려하고 경제 공황 같은 특수 상황에서의 잠재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유엔 블록체인 전문가 마시모 부노모(Massimo Buonomo)도 디지털 화폐, 특히 CBDC가 은행 계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