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오는 24일 전체 회의를 개최하고 참여국의 규정 이행 상황을 검토한다고 3일(현지시간) 포브스가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서 FATF 회원국들은 트래블룰(Travel rule) 등 관련 규정 준수 방안과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6월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금융권과 동일한 수준의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는 FATF의 권고안이 나왔다. FATF의 권고안은 구속력이 없지만 실제적인 국제 규범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회원국은 이를 토대로 법률과 규정을 수립하게 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FATF 정책권고 이행 근거를 담은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다.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권에 편입시켜 관리감독하는 특금법 개정안은 지난 3월 5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해 내년 3월부터 정식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취급업체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개설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트래블 룰 준수를 위한 개인 거래 데이터의 수집 및 공유를 준비해야 한다.
거래 송·수신인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트래블 룰'은 업계가 준수해야 할 조항 중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취급업체는 자금 거래 시 송금인 성명, 계좌번호, 주소, 수취자 성명, 계좌번호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보관해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는 개인이 다수의 지갑 주소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통제하기 어렵고, 수취인 정보를 확인할 방안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적인 조치만 취한다면 오히려 규제 적용이 도달하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P2P 방식으로 진행되는 비트코인 거래는 약 40%에 이른다.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전문가들은 프라이빗키를 직접 보관하는 언호스티드 월렛이나 최소 거래 허용 금액에 대한 트래블 룰 미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VASP 정의,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등 타 규제 체계와의 조정 등 회원국 간에 논의가 필요한 부분들도 남아있다.
FATF는 이번 전체 회의에서 각국 입법 상황을 확인하고, 이후에도 회원국 상호평가 등을 통해 점검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