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탄생한 시점 무렵에 채굴된 비트코인(BTC) 50개가 다른 주소로 이동하면서 소유주를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지난 2009년 2월 이후 사용되지 않던 지갑에서 비트코인 50개가 2개 주소로 나뉘어 이동했다. 무려 11년 만이다. 40 BTC는 한 개 주소로, 나머지 10 BTC는 한 개 주소로 이동한 후 여러 주소로 나누어졌다.
이번에 전송된 비트코인 50개는 비트코인 시초블록이 생성되고 한 달 후인 2009년 2월에 채굴된 것이다. 블록 높이로는 3,654번째에 해당한다. 해당 시점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첫번째 반감기를 거치기 전으로, 채굴 보상으로 블록당 50개의 비트코인이 주어지던 시기였다.
해당 시점에서 활동했던 비트코인 채굴자는 극소수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비트코인의 전송자가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비트코인의 전송자가 사토시가 아닐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닉 카터(Nic Carter) 코인메트릭스 공동창업자는 트위터를 통해 "사토시가 해당 비트코인을 채굴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사토시가 채굴한 블록은 논스값에 특정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50 BTC가 채굴된 3,654번째 블록에는 해당 패턴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담 백(Adam Back) 블록스트림 최고경영자도 트위터를 통해 "만약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매도한다면, 가장 최근에 채굴한 것을 팔 것"이라며 "그것이 그의 익명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턴 연구 또한 대부분 추측에 의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사토시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은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50 BTC가 전송된 지갑의 소유자가 엔체인의 수석 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 박사의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라이트 박사는 자신이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이다.
이날 코인텔레그래프 외신에 따르면, 해당 지갑 주소가 현재 라이트 박사와 클라이만 형제가 벌이고 있는 소송의 법정 문서에서 크레이그 라이트의 소유 주소로 기재돼 있다는 내용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라이트 박사 측은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만약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라이트 박사가 사토시일 수 있다는 내용과 별개로, 위증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라이트 박사는 지난 재판에서 해당 주소의 키를 분실해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라이트 박사는 현재 사망한 전 동료 클라이만의 유족과 비트코인 110만개의 소유권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