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중앙은행이 디지털 유로를 위한 실험의 장을 자처하며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전했다.
2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45쪽 분량의 CBDC 보고서에서 유로 지역 내 CBDC 시범 지역으로 역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암호화폐가 은행에 필요한 기술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이 CBDC의 미래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복잡한 로직을 가진 스마트 컨트랙트 시스템은 CBDC 수요를 증가시키고 거래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결제 시장의 다양성과 혁신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덜란드 은행은 현재 CBDC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유럽 CBDC 연구, 개발, 도입의 허브가 되기 원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유럽이 CBDC 실험을 더 구체화한다면 네덜란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있다. CBDC 실험을 위한 적절한 실험의 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유럽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700만의 네덜란드는 유로 지역에서 상품 구입·서비스 이용 시 현금으로 결제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국가로 확인됐다. 현금 인출 규모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반면, 일반 은행 계좌와 연결해 사용하는 민간 디지털 결제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리브라도 출시가 지연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 통화주권에 위협적인 요소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CBDC에 대한 자국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디지털 화폐가 디지털 시대에 공공 화폐를 존속시킬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어떤 형태의 CBDC가 가장 적합할지 자세히 검토하고 이를 리브라, 비트코인, 현금, 시중은행 통화, 중앙은행 준비고와 비교했다.
중앙은행은 "10년 동안 민간 암호화폐 실험이 진행됐다. 이중 어떤 기술이 CBDC에서 사용할 충분한 부가 가치를 갖느냐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 될 수 있다며 CBDC가 "리브라만큼, 비트코인보다 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분산원장기술(DLT)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은행은 비트코인처럼 탈중앙 검증 방식을 사용하는 탈중앙 솔루션은 탈금융 개념에서 나온 것임을 지적하면서, 은행이 CBDC를 구현하기 위해 리소스 중심의 분산 합의 모델을 차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CBDC의 '익명성'에 대한 필요는 인정했다. 중앙은행은 CBDC가 완전한 익명성을 제공하는 현금 다음으로 어느 정도 선택적인 익명 수준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내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중앙은행은 CBDC 내부 테스트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