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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블록체인] 업비트 송치형 의장은 암호화폐가 없다

    • 검은구월단 기자
    • |
    • 입력 2020-02-13 08:28
    • |
    • 수정 2020-02-13 08:28

1월31일 법원이 사기 및 사전자기록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송치형 두나무 의장 등에게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하루 전 <코인데스크코리아>는 두나무로부터 보도 정정 요청을 받았다. 1월21일치 기사에서 송 의장의 암호화폐 보유 관련 서술이 잘못이라는 내용이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 <포브스>는 2018년 2월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부자들’ 19명을 선정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 의장은 여기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한국인이다. <포브스>는 당시 그의 보유자산이 최소 3억5000만달러에서 최대 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사를 문제 삼으려면 응당 <포브스>를 찾아가야 했을 것이다. 이후 근 2년 동안 국내에서도 이를 인용한 기사가 숱했는데, 두나무는 딱히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나무는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사를 콕 집어 이 부분을 삭제해달라고 했다. 어찌나 생뚱맞게 느껴졌는지, 다음날 재판 결과를 염두에 둔 송 의장 쪽의 사전 조처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어떤 경우에도 충분히 반론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내부 논의를 통해 “이 가운데 얼마만큼이 송 의장의 두나무 지분 가치인지,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인지는 알 수 없다”는 문장을 추가하기로 했다. <포브스> 스스로가 해당 순위에 대해, 각 인사들의 암호화폐 보유량 추정치, 거래 차익, 관련 사업 지분 등을 토대로 매긴 것이라고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사를 고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나무에서 또다시 연락이 왔다. “송치형 의장이 본인은 암호화폐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면서, 향후 <포브스>와 다른 매체에도 정정 요구를 할 테니 삭제해달라고 했다.

송 의장의 ‘보유량 없음’ 고백은 보기 드문 사건이다. 업계의 주요인사들에게 암호화폐 보유량을 물으면 대개 “노코멘트”로 퉁친다. 그러다 특정 종목을 평가하는 발언 탓에 ‘본인이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 일쑤다. 횡행하는 한탕주의 속에 침묵과 불투명이 용인되는 ‘이 바닥’인데, 두나무 창업자로 블록체인 성장 초기에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라 여겨졌던 송 의장이 스스로 암호화폐가 없다고 한 건 놀랄 만한 일이었다.

결국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송 의장의 주장과 두나무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 부분을 최종 삭제했다. 물론 암호화폐 특성상 송 의장이 실제로 보유한 게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거꾸로 그가 암호화폐를 보유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도 없다. 두나무는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임직원의 암호화폐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송 의장과 두나무의 양심을 믿는 수밖에 없다.

진실된 고백과 그에 대한 신뢰가 업계를 정화할 것이란 기대가 순진함이 아니기를 바라며, 이 기록을 남긴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28006.html 김외현 코인데스크코리아 부편집장

검은구월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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